일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때는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 미국을 넘어설 것 같았던 일본이지만,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정치는 물론이고 그나마 이류 정치를 지탱하여주었던 경제마저도 휘청이고 있어,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일본의 미래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세계 최강이었던 전자업체의 적자 러쉬

일본 경제를 지탱하였던 자동차와 전자 중 특히 전자 쪽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어 일본의 자존심이 심하게 무너지고 있다
. 2011년 실적을 발표한 일본의 대표적 전자 업체 등의 성적은 처참하였다. 파나소닉의 7,800억엔 적자를 시작으로 소니 2,200억엔 적자, 샤프 2,900억엔 적자, NEC 1,000억엔 적자 등 일본 전자 사업을 지탱하여 온 대표적인 기업들이 대부분 거액의 적자를 기록하여, 삼성과 애플 등에 넘겨준 주도권을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희망마저 접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삼성에 글로벌 전자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긴 일본 기업들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뒤처졌을지 몰라도 기술력에서는 한 수 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열린 CES에서 삼성과 LG가 선보인 55인치 OLED TV와 스마트 TV로 미디어와 관람객 대부분의 관심이 쏠리면서 규모면 뿐만 아니고 기술력에서도 이제는 한국 기업들에 뒤처지기 시작하였다는 좌절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 좌절감에 빠져 있는 가운데 라이벌 삼성은 사상 최대 매출과 1조엔 이상의 이익을 기록하였고, 애플 역시 삼성 이상의 매출과 영업 이익을 기록하여 모든 면에서 완벽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경쟁력 상실과 함께 산업 공동화에 따른 실업자 증가 그리고 노령 인구의 증가와 출생률 감소로 사회를 지탱해야 할 생산 인구 감소와 부담 증가로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경제가 이대로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며 강세를 보이는 분야와 새로운 리더들의 등장으로 일본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소재와 부품 산업

작년 3.11 대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일본 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지만,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부품이 공급이 중단되면서 세계의 수많은 기업이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그만큼 일본의 첨단 소재와 핵심 부품은 세계 시장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한국이 일본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자 부품 사업과 소재 사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규모는 쉽게 줄지 않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삼성 제품의 많은 부분을 일본의 소재와 부품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분야에서의 새로운 리더 등장

우리에게도 친숙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을 시작으로 일본에는 신세대 리더와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야후 재팬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가며 일본 최대의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라쿠텐의 미키타니 사장,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소셜 게임 플랫폼 업체인 GREE와 최근 일본 프로야구구단을 인수한 DeNA 등이 글로벌 시장의 거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에 대항하며 성장하고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신세대 기업과 리더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전히 강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콘텐츠

한류의 전성시대를 맞이하여 일본 문화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지만, 세계를 둘러보면 일본의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가 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이며, 온라인 게임에서는 한국 게임 업체에 밀렸던 일본이지만,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한국 온라인 게임 업체에서 배운 노하우를 살려서 한발 앞서나가고 있어 앞으로 한일 게임 업체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 관련 산업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감독들이 많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건담, 피카츄, 원피스 등 킬러 콘텐츠가 건재하고 있어 일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일 미래는 한일 협력으로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한국이 머지않아 겪게 될 문제들로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는 헤쳐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과 일본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를 잘 활용하고 협력함을 물론이고 함께 새로운 산업 창출과 미래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나간다면 한일 양국이 좀 더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양국의 지혜를 모아서 함께 어려운 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글은 2012년 월간w.e.b 3월호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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