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방송 라디오 9개 회사가 4월 1일부터 긴급지진속보를 방송하기 시작한다고 연일 라디오에서 다루고 있다.

경제대국이면서 동시에 지진대국이기도 한 일본, 일상생활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지진에 대한 위기의식은 지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또 다른 세계이다.

일본 열도는 언제 어디서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품고 있고, 실제로 잔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본에서는 건축 시설에 관해서는 지진 대책이 충분하리만큼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안전한 장소에 있지 않으면 그런 것이 의미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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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지진속보 포스터와 경보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인간이 안전한 장소로 피신하거나, 지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긴급지진속보라고 할 수 있다.

긴급지진속보는 지진 발생 직후, 진원지에서 가까운 지진계에서 측정한 미약한 P파를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여 진원지와 지진의 규모를 측정, 그것을 통계로 강한 S파의 도달 시각과 진도를 추정, 가능한 한 빨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긴급지진속보를 이용하면 고속으로 달리던 열차와 엘리베이터를 빠르게 제어하여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직장과 가정에서는 안전한 장소를 피난하거나, 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긴급지진속보가 발표되고, 지진이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진원지와의 거리에 따라 10초 이내이거나 수십 초에 지나지 않다는 점, 극히 적은 정보를 가지고 추정하는 정보이므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긴급지진속보 서비스는 2007년 10월부터 일반 대상으로 제공되기 시작하여 이를 이용한 휴대전화를 이용한 알림 서비스, 또는 전용 수신기, 전용 소프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2007년 12월부터 긴급지진속보를 경보로 격상시켜, 추정 진도 5.4도 이상, 진도 4 이상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지역에 한해서 발표하도록 하였다.

현재 긴급지진정보를 일본 전국에 TV와 라디오를 통해 방송할 수 있는 곳은 NHK 뿐이고 그 외 민영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2008년 4월 1일부터 경보와는 또 다른 기준인 추정 진도 5.6도 이상에 대한 긴급지진정보를 방송할 예정이다.

2008년 1월 13일 NHK에서 긴급지진속보를 잘못 방송하는 일도 벌어졌다, 통상적인 지진 정보를 방송하는 사이에 NHK 직원이 잘못하여 긴급지진속보 버튼을 눌렀다고 한다.

제대로 사용하면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긴급지진속보이지만, 잘못 사용하거나 악용된다면 그 이상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기 쉬운 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좁은 국토와 자원 하나 없는 나라이지만, 일본 역시 좁은 국토와 빈약한 자원 그리고 매년 찾아오는 태풍과 화산, 그리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공포, 그 속에서 자신들의 생명을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어쩌면 가깝고도 먼 이웃의 우리가 모르는 단면을 볼 기회가 아닌가 싶다.

라디오에서는 연일 긴급지진속보를 알리면서, "긴급지진속보가 나와도 급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천천히 안전 거리를 확보하며 정차하라."는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이글은 월간w.e.b 3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일본 기상청 긴급지진속보 http://www.seisvol.kishou.go.jp/eq/EEW/kaisetsu/index.html
라디오 긴급지진속보 http://www.jorf.co.jp/kinkyu-ji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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