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의 산고를 거쳐 드디어 일본의 비평가이자 철학자인 아즈마 히로키(東浩樹)씨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2)"이 출간된 상태라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현대 일본의 저변에 깔려 있는 오타쿠 문화를 이해하고, 지금을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사고를 연구하는데는 좋은 참고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

근대사를 지탱하였던 커다란 이야기(物語)로부터 멀어진 현대인이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조명하는 책으로써, 핵심 단어라고 할수 있는 "物語(모노가타리)"를 어떻케 번역할까 궁금했는데, 책 소개글을 보니 "이야기"라고 번역되어 있다.

물론 문맥상 읽는 이의 해석에 따라, 사상이 될수도 있고 줄거리가 될수도 있고 여러 의미를 함축한 단어로서 읽는 독자가 이해를 하면 되겠지만, 일본어의 "모노가타리"와 한국의 "이야기"의 어감상의 차이를 생각하면 또 다른 기막힌 표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감수를 맡으신 선정우님은 미르기닷컴을 운영하시는 서브컬처에 대한 전문가로서 한국과 일본에서 폭넓게 활약하시는 분이라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한국어판 발행.(미르기닷컴)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아즈마 히로키 지음, 이은미 엮음, 선정우 감수/문학동네

책 소개
'한 분야에 열중하는 매니아 보다 더욱 심취해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인 '오타쿠'. 그들의 소비행동 변화는 전후 일본 사회의 어떤 부분에서 연유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국제적 파급력과 경제적 효과를 지닌 일본 서브컬처의 태생은 과연 무엇인가?

일본의 신예비평가 아즈마 히로키는 근대에서 포스트모던으로의 이행, 이야기에서 데이터베이스 소비로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오타쿠를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시도한다.

지은이에 의하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커다란 이야기의 조락' 뒤에 현대에 들어서는 잘네 나뉜 '데이터베이스'만을 소비하게 되었는데, 오타쿠의 소비행태는 이와 맞물리며, 욕구충족과 사회성을 특징으로 하는 '데이터베이스적 동물'이라는 새로운 인간상을 그들이 체현하고 있다.

이와같은 분석을 위해 지은이는 2차창작, 캐릭터적 인간형, 동물화하는 욕망, 주체와 타자, 욕망과 소통에 대한 철학적 문제의식을 정식화하며, 보드리야르, 들뢰즈, 지젝, 라캉, 데라다와 같은 이들의 저서를 자기 나름대로 소화해 인용한다. 일본 문화와 문학장을 밀도 있게 성찰할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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