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가족과 함께하였던 가재도구 대부분을 앞으로 일본에서 살아가실 분들에게 넘겨주고, 이삿짐으로 부칠 짐을  보내고 나니, 여행용 가방 두 개와 작은 가방 하나만 남았다.

3.11 동일본대지진을 겪으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면서 홀로 분발해보기도 하고, 동료와 땀을 흘리며 노력했지만, 이제 10여 년의 일본 생활을 접고 떠난다.

목표한 일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는 까닭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귀국길이지만, 가족이 있기에, 돌아가는 발길이 조금은 가볍다.


군대 제대하고 6년간의 유학생활, 졸업 후 결혼과 한국에서의 짧은 회사 생활, 그리고 다시 일본에서의 생활을 살아오면서 20대, 30대를 일본에서 보내고 이제 40대를 한국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못 이룬 목표를 위해 한발 물러서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 의논하고 고민할 수 있는 동지가 있어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은 풍족하다.

한국과 일본이 선의의 경쟁과 협력 속에 함께 발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길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일 간에 다시 어두운 먹구름이 짙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우연히도 8월 15일 귀국하게 되어 복잡한 심경이지만, 시간의 경과와 함께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나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돌아가면 고군분투하는 아내의 반찬가계도 돕고, 한일 간 협력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가며 하고자 한다. 40대의 새로운 도전! 시작이다!


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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