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인상깊게 보았던 만화영화 캐산(CASSHERN)이 돌아왔다.

1973년 다츠노코프로에서 제작, 후지TV를 통해서 방영되어 인기를 얻은 캐산은 1993년 다츠노프로 30주년을 기념하여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이후 2003년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는데, 2008년 10월에 TV 애니메이션으로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던 시절, 루나라는 이름의 소녀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그녀를 "달이라는 이름의 태양"이라고 이름 짇고, 구원을 기원한다. 세계를 지배하던 브라이킹 보스는 루나라는 존재를 두려워하여, 캐산. 디오. 레다에게 루나의 살해를 명령, 캐산에 의해서 루나는 살해당한다.

루나의 죽음으로 그녀에게 숨겨졌던 비밀에 의해서 세계는 수백 년에 걸쳐 소생할 수 없는 멸망의 시대로 접어든다. 인간은 물론이고 영원할 것으로 여겨졌던 로봇도 부품 교환이라는 재생이 불가능하게 되어 녹슬어 부식되는 죽음에 직면하게 되고, 건물은 형체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변형되었으며, 대지 대부분은 삭막한 황야로 변했다.

한편, 루나를 살해하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캐산은 기억을 상실한 상태에서 다시 나타나고, 지구가 멸망해 가는 원인이 캐산에게 있고, 캐산을 죽여서 먹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에 모두가 캐산을 공격하는데.....

이번 캐산은 전편의 내용을 계승하면서도 "(生)은? 그리고 사(死)는?"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나간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서 본 캐산 제2화 "세계는 죽음의 소리로 충만하고 "에서 로봇 선생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Casshern Sins 제2화 "세계는 죽음의 소리로 충만하고" 중에서

"죽음을 멈추게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자신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살아있는 느낌을 알게 되었다. 죽음(死)이 있음으로써 삶(生)이 있다. 영원한 삶이 있던 로봇은 죽음을 손에 넣음으로써 인간과 동등해졌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말은 캐산을 만든 감독이 로봇을 통해 짧은 생에 목숨 거는 우리 인간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세계를 파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그 위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생의 능력을 지닌 캐산은 구세주로서 다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보았던 캐산에 대한 기억은 다른 만화영화보다 강렬하여, 정의의 사도로서 달려드는 수많은 로봇을 향해 용감하게 싸우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따르는 로봇견과 외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었고, 머리에 쓴 전투 투구(지금보면 일본 무사의 투구였던 구와가타 가부도(鍬形 兜)가 연상됨)는 머릿속에 깊게 기억되고 있다.

이번 캐산(CASSHERN SINS) 제작에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배경미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TEAM'S ART도 참가하고 있는데, 이범선(李凡善)씨가 미술감독으로 그 이름을 선명하게 남기고 있다. 최근 일본 만화 시장에서 정열적으로 활약 중인 한국 만화가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애니메이션 분야에도 축척된 기술과 경험을 통해 한국인 제작자나 감독 등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우고메모하테나에 등장한 캐산
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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