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애플 iOS에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만약 실패한다고 주장한다면 현 시점에서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제대로 된 자사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지 못한 한국의 휴대폰 업체나 일본 휴대폰 업체는 최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올인하고 있는 시점이라 만약에 안드로이드가 실패로 끝난다면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잘 나가고 있을 때 윈도즈 프로젝트와 익스플로어 개발 등에 주요 개발자로 참여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스크탑 중심에서 인터넷 중심으로 전환하여야 함을 강하게 주장하였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체된 문화에 실망하여 독립한 나카지마 사토시씨의 주장이라면 한번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일본의 대표하는 IT 컨설턴트이자 웹진화론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우메다 모치오씨가 나카지마 사토시씨와의 메일 대담 등을 담은 "iPad가 등장하였으니, 다시 한번 웹의 이야기를 꺼내보자.(원제 "iPadがやってきたから、もう一度ウェブの話をしよう)"라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전용 전자책을 출간하였는데, 일본 인터넷계를 이끌어가는 두 거인의 대담은 무척 흥미롭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시대가 지고, 구글과 애플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동시대를 이끌었던 애플이 인터넷 시대에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PC 시대가 저물면서 인터넷이 대세가 된 지금 과거 PC 시대를 열었던 애플이 인터넷 시대의 거인 구글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이고 있으며,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는 오히려 구글에 앞서 아이폰과 iOS, 그리고 오픈소스로 공개한 WebKit를 축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리드하고 있고, 구글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가 최근 선전하고 있음에도 결국에는 실패로 끝나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부분은 충격적인 내용으로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카지마씨가 구글 안드로이드가 실패할 것으로 본 이유는 우선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는 결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숫자상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많아져도 업체마다 다른 UI 문제로 OS의 업그래이드가 느리고, 조금씩 다른 환경 속에서 앱의 호환성이 낮아지면서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기 힘들 것이며, 결국 안드로이드는 플랫폼으로써 살아남을 가능성이 0에 가깝고, 안드로이드를 밀던 구글도 HTML5에 모든 역량을 동원, 브라우저를 진화시켜 데스크탑 어플을 100% 웹 어플로 바꿀 공산이 크며, 모바일도 같은 방향으로 이끌고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한편, HTML5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으로써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는 iOS를 운영하는 애플에 대해서는 최고의 칭찬을 하고 있는데, 애플은 자체 OS(OS-X와 iOS)와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개발하였는데, 사파리의 핵심 부분인 브라우저엔진 WebKit를 오픈소스화하며 이후 HTML5/CSS3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주요 기능이 애플의 주장대로 되면서 WebKit는 모바일 세상에서 표준이 되었다. 어떤 회사보다 WebKit를 꿰뚫고 있는 애플과 오픈소스라는 이유로 거저 가져다 쓰지만, 내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과의 대결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 수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우위성은 확고하다고 보고 있다.

나카지마씨 주장대로 안드로이드를 추진하는 구글이 HTML5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안드로이드의 개발을 중단한다면, 안드로이드폰에 힘을 쏟은 휴대폰 업체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모바일 OS에서 뒤쳐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이 어부지리를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PC 시대와 마찬가지로 구글은 웹 저편의 세상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애플은 아이폰과 새롭게 창출한 앱스토어로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를 살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살아남게 되며 그 외의 휴대폰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7을 탑재한 일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살아남는 구도가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카지마씨는 또 OS는 어떤 것이 되었든 상관없이 어떤 회사가 iPhone 또는 iPad보다 더욱 매력적인 단말기를 만들어, 그 회사의 단말기만으로 애플에 맞먹는 시장 점유율를 차지한다면 애플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내용도 제시하였는데, 어쩌면 이 부분은 세계 2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삼성과 LG에는 희망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다.

현재 상황에서는 안드로이드의 실패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카지마씨의 주장처럼 과연 안드로이드가 실패로 끝날지? 그렇게 된다면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흥미로운 관전거리가 하나 생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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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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