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터넷 세상은 골든 위크(5월초의 연휴) 중은 경제 평론가이며 인터넷 논객인 가츠마 가즈요(勝間和代)씨와 2ch 전 운영자인 니시무라 히로유키(西村博之)씨의 대담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히로유키(출처 네이버 재팬)씨와 가츠마씨

히로유키씨는 2ch 전 운영자로서 일본 인터넷 유저라면 한두 번 그 이름을 들었을 만큼 유명한 사람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깨끗한 이미지보다는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는 2ch 게시판은 운영하면서 가끔 사건에도 연루되어 재판에도 회부되지만 제대로 출두하지 않는 안하무인으로 비추어지지 않나 생각된다.

반면에 가츠마씨는 명문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부터 시작하여 외국계 컨설턴트와 증권 어널리스트 등을 거쳤고, 재산 운용법, 자기 계발법, 처세술 관련 책 등 인기 책을 다수 출간하면서 전국지에 칼럼을 쓰고, TV에도 자주 출연, 성공 여성의 대표적인 인물로 탄탄대로 달리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극히 대조적인 두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주목되지만, 극단적인 두 사람의 엇갈리는 대담 내용이 화제가 되면서 최신의 인터넷 툴이 모두 동원되어 이야기는 확대일로를 치달었다.

내용은 발단은 가츠마씨가 진행하는 위성TV BS Japan Dekibiz에 히로유키씨가 게스트로 초대되어 가츠마씨가 히로유키씨가 운영하였던 2ch를 비롯한 인터넷의 익명성 글의 폐해를 지적하며 실명제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히로유키씨는 익명으로 하나 실명으로 하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히로유키 특론을 펼치면서 가츠마씨가 의도한 내용대로 전개되지 않으면서 가츠마씨는 흥분하여 자신이 진행자고 히로유키씨가 초대손님임을 잊은 듯 방송 진행을 포기하는듯한 언동을 보이면서, 상황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위성TV에서 방영된 내용이 유튜브를 통해 여과 없이 그대로 유출되었고, 이를 본 이들이 트위터를 통해 확대시켰으며, 다시 소셜북마크에 주요 기사로 랭킹되었고, 블로그에 쓸 소재거리를 찾던 블로거들은 자신의 의견을 블로그를 통해 쏟아내고, 어떤 이는 동영상 내용을 전부 글로 옮겨적는 열성을 보였으며, 가츠마씨가 사태를 무마하려고 쓴 내용이 거짓임을 밝히는 글이 출현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하여, 결국 가츠마씨는 자시의 블로그에 사과의 글을 올리고, 마음씨 좋은(?) 히로유키씨는 이번 사태가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글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가츠마씨에게는 커다란 오점으로 남는 사건이 되었다.

히로유키 VS 가츠마 정리
1. 5월 2일 가츠마씨와 히로유키의 대담 내용이 BS Japan Dekibiz에서 방영
2. 유튜브에 동영상 업로드(현재 삭제)
3.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확대되고 Hatena 북마크에 관련 글이 인기 글로 등극
4. 가츠마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2ch은 IP 공개에 적극적이라는 히로유키씨의 주목 발언에 대해(2chはIPの開示に積極的であるというひろゆきさんの注目発言について)"라는 글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
5. 가츠마씨의 글이 왜곡되었음을 밝히는 정리글"가츠마 가츠요 블로그「2ch은 IP 공개에 적극적이라는 히로유키씨의 주목 발언에 대해」를 다카기 히로미츠씨가 검증한 정리(勝間和代ブログ「2chはIPの開示に積極的であるというひろゆきさんの注目発言について」を高木浩光氏が検証したまと"이 올라옴
6. 동영상 전문을 글로 옮긴 블로그"데키비지 가츠마 가즈요 VS 히로유키를 문자로 옮겨보다(デキビジ 勝間和代 VS ひろゆき を文字におこしてみる)"도 등장
7. 히로유키씨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대담에 참가하면서 제대로 잠을 못 자서 불성실하게 진행을 하였던 점을 사과하는 "가츠마씨 대담 수면부족의 반성과 행복론(勝間さん対談の睡眠不足の反省と、幸福論)" 글을 올렸다.
8. 가츠마씨가 이번 대담에 대한 사죄의 글"히로유키씨와의 대담에 대해서, 진심으로 무례를 사죄드립니다(ひろゆきさんとの対談について、心から非礼をおわび申し上げます)"을 올리지만, 비난 댓글이 끊이지 않으면서 댓글을 폐쇄하게 된다.

가츠마씨는 인터넷에도 정통하여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여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관한 글도 쓰고, 인터넷 익명 글에 의한 폐해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신문 지상을 통해 강력하게 주장하며, 자신의 텃밭에서 인터넷계의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히로유키씨에게 대결을 신청한 모습이었지만, 정통파로 살아온 가츠마씨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인터넷 업계에서 살아남은 히로유키씨를 상대로 대결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이 처음부터 승산 없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가츠마씨가 자신이 의도한대로 진행을 못 하고 히로유키씨의 분위기에 휩쓸리며 자제력을 잃고 대담을 망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일에 분개하며 일어선 많은 이들이 2ch이라는 거대 게시판 문화를 만들어온 히로유키씨를 편들고, 반대로 엘리트코스 달리면 기존 미디어에서 성공한 가츠마씨는 인터넷 문화와는 반대되는 인물로 바라보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마녀사냥과 같이 일파만파로 켜져 나가지 않았나 보여진다.

모든 인터넷 유저가 적으로 돌변한 듯 사방에서 온갖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사죄의 글도 올리고, 평상시처럼 다시 트위터도 쓰고 블로그도 운영하는 가츠마씨를 보며, 이번 대담이 실패하였지만 히로유키씨에 못지않은 대단한 여장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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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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