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판 표절 사건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신고제로 연초부터 한국 인터넷 세상은 출렁이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 인터넷 업계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특히 중소 인터넷 업체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현실은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전진하고자 "불황격멸"이라는 주제로 RTC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또 대기업과 투자사의 중소 벤처에 대한 지원책(아이디어 발굴 콘테스트, 인프라 지원 등)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동안 일본 인터넷 업계의 기린아로서 야후 재팬도 넘어설 기세였던 라이브도어, 이후 오너 경영자의 체포 등으로 시련을 겪으며 풍전등화의 위기도 겪었지만, 전문 경영인의 노력과 직원들의 단결로 회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 전문 포털 사이트로 전환, 자사의 중요 기술이었던 RSS 리더 서비스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심던 라이브도어가 이번에는 내외부의 실험적 서비스를 공개하는 EDGE를 운영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내부 기술자들의 신규 서비스를 공개하여 서비스하는 장소로 EDGE가 이용되었지만, 이후 외부 개발자 또는 개인이 만든 서비스의 서버 제공이나 운영 관리 그리고 라이브도어 서비스와의 제휴 연계 등 다방면에 걸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부 개발자 지원은 EDGE Co.Lab에서 접수하고 있는데, 라이브도어 EDGE 담당자의 말을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다.

순수하게 인터넷이 재미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도어로서는 이미 있는 서비스와 비슷한 것은 "표절이 아닌가?"라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만들고 싶지 않고, 그렇다면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등. 개발자에게는 지명도 상승과 기술 지원이라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CNET Japan

EDGE에서는 기존 IP 주소 체계인 IPv4의 주소 고갈 문제에 따라, 기존 서비스 및 신규 서비스를 IPv6 환경에서 검증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EDGE Co.Lab v6를 개방, 이를 이용하고픈 개발자와 기업의 응모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라이브도어에서 개발한 기술을 공개하는 EDGE src를 2월 9일 공개, 스팸 필터 솔루션, 추천 엔진, RSS 리더를 오픈소스로서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연구기관에 라이브도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EDGE Datasets를 통해 연구소 등이 데이터수집보다는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EDGE 이름의 유래는 라이브도어의 전신인 On the EDGE에서 따온 것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과 개성(엣지:EDGE)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상부상조의 정신을 발휘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를 키움으로써 함께 발전하고 커 나가야 모두에게 득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사용하는 유저로서도 다양하면서 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으로써 좀 더 나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일본의 미답 프로젝트에 관한 글이 ZDNet Korea에 소개되었는데, 일본 정부와 업계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적절하게 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가듯이 우리도 상생을 정신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토도 작고 인구도 많지 않으며,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제조업 공장과 토목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성장을 하더라도 반대급부로 국토가 병들게 되어 있다, 우리의 소중한 재산인 뛰어난 머리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분야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투자를 집중해서, 다가오는 미래의 웹 세상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008/08/19 - [일본 인터넷 이야기] - 일본 블로그계의 지존이었던 호리에몽 블로그가 부활
2008/06/23 - [일본 검색 이야기] - 라이브도어, 바이두 검색 기술 채용
2008/04/07 - [일본 인터넷 기업 이야기] - 포털 사이트 라이브도어가 메타블로그로 재탄생
2008/02/07 - [일본 인터넷 서비스 이야기] - 세계 최고속 RSS 리더, 오픈소스로 새롭게 탄생
2007/07/06 - [일본 인터넷 서비스 이야기] - 대용량 초고속 RSS 리더 “Fastladder”
2006/12/22 - [일본 인터넷 서비스 이야기] - mixi보다 유명한 "물렁 물렁 전차"

Posted by 오픈검색
,

RTC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이번 주제는 "불황격멸(不況擊滅)"였는데, 모두가 미국발 경제 공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홀로 불황을 뚫고 급성장하는 일본 SNS(소셜네트웍크서비스)의 원조 GREE의 다나카 사장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RTC컨퍼런스는 마이넷재팬의 우에하라씨와 경제전문가 호우다씨가 운영하는 인터넷과 금융 그리고 이동통신 등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의견을 나누는 개방형 모임이다.


처음 가본 RTC컨퍼런스이지만, 우에하라씨와 호우다씨가 초반에 개그맨 이상의 말솜씨로 청중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청할 수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 GREE의 다나카씨가 나와서 GREE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지금까지 갖고 있던 GREE와 다나카씨에 대한 인상이 많이 바뀌었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좋은 회사 만들기

일본에 SNS를 처음 소개하고 초창기 가장 인기를 끌었던 GREE였지만, 이후 mixi가 등장하였고,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GREE를 제치고 일본 최고의 SNS로 성장하게 된다.

한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이런 상황이 간단히 넘길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겠지만, 다나카씨는 물론 힘든 상황이긴 하였지만, 자신들의 이제 시작한 병아리 회사이고, mixi는 이미 수년간 회사를 운영한 곳이므로 우선은 좋은 회사 만들기에 전념하였다.

다나카씨 자신은 이미 인터넷 여명기인 20대에 수많은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보아서 더는 욕심이 없지만, 후배들에게는 맘 놓고 활약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리고 수년간 좋은 회사의 기틀을 만들려고 노력하였고, 세상은 온통 mixi로 열광하고 있었지만, 조용하게 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만족이 세상과 사람을 이동시킨다

다나카씨는 몇 년 앞의 세상에 대해서 늘 고민하면서 3년 4년 후에는 이런 모습으로 세상이 변해 갈 것으로 생각하며 서비스를 구상하고 만들어 나갔다.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진 수년간 좋은 회사의 기반을 만든 다나카씨는 닌텐도DS의 성공을 보면서 세상은 휴대용 기기로 넘어간다고 보았고, 휴대폰 중심의 서비스로 옮겨가게 된다.

다나카씨가 본 이용자의 이동은 어느 정도 서비스가 완성도를 높여,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옮겨간다고 보고 있다.

이 정도면 휴대폰으로 다 되잖아 하는 유저의 생각이 일반화되었을 때 PC에서 휴대폰으로 유저가 대거 이동을 한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지금 GREE는 휴대폰 중심의 SNS과 게임이 결합한 서비스로, 광고 수익과 유료 과금을 양대 축으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

비연속성에서 탄생한 성공 비즈니스

모든 성공 비즈니스가 그렇듯이 이론에 맞추어진 성공은 없다, 이번 GREE의 성공도 우연한 기회에 게임이라는 요소가 나왔고, 이에 대한 토론과 시장 조사를 통해 성공 모델로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GREE가 게임 요소를 도입하면서 경쟁 업체 DeNA의 모바게타운을 연구한 것이 아닌 유저가 무엇을 원할까를 생각해서 나온 결과물이 현재의 GREE라는 점이다.

물론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이를 성공 공식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회사 차원의 기반과 리더의 선택이 중요하며, 이는 몇 년 앞을 내다보며 고민하고 미래 모습을 그려왔기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일본 휴대폰은 독자 문화를 지속할까?

현재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붐인데, 일본 모바일도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뀌어 나갈까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 일본 시장은 한동안 휴대폰 중심으로, 세계는 스마트폰 주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도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산업계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GREE는 현재 800만이 이용하는 거대 SNS로, 20대 30대가 60% 이상을 차지하며, 시가총액에서는 경쟁업체인 mixi와 DeNA를 누르고 도쿄증권Mothers 1위인 1,237억 엔을 기록하고 있다.

다나카씨는 자신이 변하면 주위가 변하고, 주위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좋은 회사 좋은 서비스는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이런 불황 속에서 희망을 품고 나 자신이 변하면 주위가 변할테고, 그러면 이런 불황도 멀리 날려버리고 희망찬 세상을 좀 더 빨리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08/12/19 - [일본 인터넷 기업 이야기] - 일본 최대의 SNS 믹시(mixi)가 변하는 이유?
2008/11/20 - [일본 인터넷 이야기] - 일본 3세대 인터넷 기업들의 상장 러쉬
2008/05/23 - [일본 인터넷 이야기] - 일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시장의 최종 승자는?
2008/03/15 - [일본 한국 관련 이야기] - 한게임 재팬, 모바게타운을 잡을 수 있을까?
2007/09/03 - [일본 인터넷 이야기] - 일본 웹2.0기업의 동향과 시장상황, 그리고 한일비교

Posted by 오픈검색
,

 
moonst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