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터넷 사회에서 가장 악명 높은 소프트웨어를 뽑으라면 파일 공유(P2P) 소프트웨어 Winny를 뽑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할 정도로 위법 소프트웨어 유통의 온상이며, 개인 정보뿐만 아니고 관공서와 기업체의 기밀이 유출되는 주요 파일 공유 소프트웨어로서 Winny는 수년간 일본 인터넷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이다.


가네코씨의 "Winny 기술"

Winny를 만든 개발자는 당시 도쿄대학 대학원 조교수였던 가네코 이사무(金子勇)씨였다, 그는 2ch를 통해 Winny의 개발을 선언, 이후 개발을 완료하여 공개하였다.

Winny는 다른 P2P 소프트웨어에 비해 높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특성 때문에 이용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일본 최고의 P2P소프트로 성장하였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공공의 적으로 몰리게 되었다.

이후 인터넷 관련 범죄에 강한 교토 경찰서 하이테크 범죄 대책실에 의해서 수명의 Winny 이용자가 체포되었고, 최종적으로 Winny를 개발한 가네코씨도 2004년에 체포하였다.

세상이 주목하는 가운데 가네코씨에 대한 2006년 12월 1심 판결은 "Winny 자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기술로의 가치가 중립적 위치에 있어 그 자체로서 범죄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개발자 스스로 기존의 저작권 모델을 파괴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서 Winny를 개발 배포하였다."라는 점에서 저작권법 위반의 방조죄로 벌금 150만엔 또는 징역 1년이 구형되었다.

하지만, 10월 8일 열린 고등법원 2심 판결에서는 1심 판결을 뒤엎고 무죄가 판결되었다.

2심 판결은 "Winny 자체는 선하게도 이용될 수 있는 악하게도 이용될 수 있는 중립적 가치를 지닌 기술로, 방조죄에 대해서는 시기와 통계 수치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하고, 위법을 조장하였다기보다는 이용자에게 위법 소프트의 유통을 금지하도록 주의하였다."라는 점에서 무죄를 판결하였다.

이번 Winny 사건은 신기술 개발에 따른 저작권 위반 등의 신종 범죄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개발 의욕을 꺾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격돌하였는데, 현재 판결은 1대 1의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과연 3심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판결이 날지 주목된다.

인터넷 세상을 맞이하여 세상을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그에 대응하는 법적인 제도 장치가 늦어지는 점이 이번 Winny 사건에서도 보인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기존 법을 개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국가 경쟁력에도 중요하지 않을까? 또한 신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문화를 기존의 잣대로 판단하려고 하는 기득권층의 변화도 필요할 것 같다.


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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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도에 설립한 소니와 1969년에 설립한 삼성과는 닮은 점도 다른 점도 많은데, 이 둘은 현재 또 다른 성장을 위한 진통을 겪는 소니와 한참 성장의 절정기를 맞이한 삼성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 소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학자가 냉정하게 파헤쳐 유명해진 SONY vs SAMSUNG(삼성과 소니)이 일본어로 출판되어, 일본의 대표적인 블로거이자 경제학자인 이케다 노부오씨가 블로그에서 소개하자 많은 이들이 읽고 감상을 적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관심 있는 두 회사라 집중하여 읽을 수 있었다.


소니 VS 삼성(ソニー VS.サムスン)

이 책은 성공한 기업의 성과를 보고 그 기업의 전략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닌, 보다 구체적으로 사업 구조, 기술력, 브랜드, 조직, 경영 시스템을 비교,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삼성과 소니는 사업 구조 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 단순히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시아에서 태어난 한일 양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드와 소프트의 시너지를 노리는 소니와 핵심 부품에 집중한 삼성은 경쟁과 보완 관계로 둘을 비교, 얻을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저자는 생각하였다.

최첨단의 기술력과 창조력, 그리고 그룹 내부에 영화와 음악이라는 막강한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조직 프로세스와 리더쉽의 부재로 침체기를 맞이한 소니와 기술력이 떨어지고 창조력이 부족하지만, 카리스마 경영자에 의한 스피드한 경영과 범용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 그리고 군대와 비슷한 조직 구조와 조화로 성공한 삼성의 현재 모습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 두 회사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일까? 하면 그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소니는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기술력과 창조력,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되기 시작한 글로벌화, VAIO와 PS, DVD, 캠코더 등의 첨단 하드 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수많은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 현재의 고난을 이겨내고 조직이 정비되고 비전을 갖고 소니를 이끌어갈 리더가 나온다면 세계 어떤 기업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이 소니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소니가 겪는 창업자에서 전문 경영자로의 경영권 이전에서 오는 혼란을 앞으로 겪어야 하는 삼성은 그리 순탄치 않은 미래가 예상된다. 물론 이재용씨가 삼성의 대표로 전면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그 혼란이 잠시 뒤로 미루어지겠지만,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언제까지 전문 경영을 뒷전으로 하고 창업자 가족에 의존하거나 경영되는 것도 커다란 문제라고 하겠다.

또한, 중국 등의 추격이 예상되는 범용화 기술의 한계를 넘어 창조적인 기술력을 축적하고 글로벌 기업에 맞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인재 확보 등은 앞으로 삼성에 주어진 커다란 숙제라고 하겠다.

한일 인터넷 기업이 상호 교류를 통해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한 사람으로써, 삼성과 소니가 상호 경쟁하면서도 때로는 상호 의존하며 발전하는 모습에서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인간이 완벽할 수 없듯이 기업도 완벽할 수 없고, 국가도 홀로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일 양국은 이웃이면서도 지금까지는 갈등과 견제가 앞서 서로의 장점을 보고 그 장점을 살려 함께 발전해 나가는 상생의 법칙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삼성은 일본에서 배운 좋은 점과 한국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오늘의 거대 삼성을 세웠고, 롯데도 일본에서 기반을 다져 한국 시장에서 한 단계 성장, 그것을 토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SONY vs SAMSUNG을 읽으면서 한일 양국 기업은 대결 구도에서 이제는 상생의 길로 접어들 시점에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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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소프트웨어에서는 약해도 하드웨어 만드는 것은 최고인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서는 몇 번이고 기술력이 없는 삼성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고, 1990년대까지 이름 없는 아시아의 일개 OEM업체였다는 글에서, 삼성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는 좀 충격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왜곡된 정보에 현혹되어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10일 정도 인터넷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찾지 못할 것 같은데, 댓글에 바로 답변을 못 드려도 이해해 주세요.^^


Posted by 오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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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take